띠띠띠띠띠띠 뚜뚜뚜뚜뚜뚜
치이이익-
띵동

 내 또래중에 PC통신을 기억하거나 사용했던 유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일단 내 세대만 하더라도 인터넷 세대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97년 즈음부터 PC통신을 즐겨왔다. 처음엔 꾸러기 유니텔로 시작하여 네츠고와 천리안을 이용해봤고, 하이텔도 맛은 본 적이 있다. 기억에 네츠고는 웹 기반이라서 인터넷 접속이 매우 용이했었고, 다른 PC통신을 통해서 인터넷을 하기는 조금 어려웠었던 것 같다. 지금이야 인터넷 하려면 컴퓨터 켜고 인터넷 아이콘만 더블클릭 하면 되지만, 그때는 전화접속이니 ppp접속이니 해서 인터넷 접속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 따로 한 권 있는 정도였으니..

 처음엔 꾸러기 유니텔만 이용했었다. 이메일 보내기 기능보다는 유니텔 자체의 메일 서비스를 이용했고(큰 차이는 없다) 유니텔상에서 친구들도 사귀었었다. 꾸러기유니텔의 큰 장점이라면 가입비가 없다는 점?이 아니었을까. 기억에 이용료를 한 번도 낸 적이 없는 것 같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가 한 반에 40여 명, 6개 반이 있었는데 그중에 PC통신을 이용하던 유저(초딩..)은 전교를 통틀어 두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다. 당연히 PC통신을 할 줄 알면 뭔가 뽀대나보이는 시대였으니, 이른바 컴퓨터천재라는 별명이 붙을법도 하다.

 전화요금은 한 달에 만원이 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루에 길어야 30분정도 사용했고, 30분이 넘어가는 날이 있으면 그 다음날 사용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일종의 가늘고 길게 가는 전략이었다. 부모님께서 PC통신을 반대하진 않았지만 전화요금이 많이 나오면 언제라도 금지령을 내릴 수 있었기에 조금씩 오랫동안 하자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mp3보다는 real audio 파일이 더 유행하던 시대였기 때문에, 그리고 mp3는 용량이 매우 큰 편에 속했기 때문에 노래 한 곡당 800kb~1000kb정도 하는 ra 파일을 주로 다운받았던 기억이 난다.

 최근의 인터넷과 당시의 PC통신을 굳이 비교하자면- 느낌이 다르다. 물론 개념부터가 다른 서비스인데, 모르고 보면 그렇게 느낄법 하다. 인터넷하다를 '웹서핑'하다 라고 표현한 것은 정말 바람직한 표현인 것 같다. PC통신을 하면 육지 혹은 섬에 갇혀있는 느낌이 강하다. 이게 장점으로 작용할 때도 있고 단점으로 작용할 때도 있는데, 인터넷은 그야말로 '바다'를 항해하는 느낌이 든다. PC통신에서 정보를 찾을 땐 매우 좁은 영역 내에서 찾아야 하므로 각각의 PC통신 서비스가 좁게만 느껴지지만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는 커뮤니티 역할에선 절대적인 시숍이 있어 좀 더 체계적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하려던 이야기는 바로 이거다. 인터넷은 누구나 카페를 개설할 수 있고, 나처럼 홈페이지 작업을 해본 사람은 사이트를 바로 개설할 수도 있다. 예년에 비해 비용도 많이 저렴해져서 큰 무리 없으면 비용 zero에도 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다(노력이 조금 필요하긴 하다). 반대로 PC통신 시절엔 '동아리'개념이었다. 예를 들어 유니텔 내에선 사진 관련 동호회가 한개다. 운영자가 사진동호회 공간을 개설해 주면 적당히 회원가입을 받고 시숍(혹은 시샵)을 선발하여 운영한다. 다른 사진 동호회와 연계/경쟁이 필요없다. 정보가 오로지 한 곳으로 쏠린다는 장점도 있고 단편적이라는 단점도 있다. 굳이 다른 동호회화 연계를 한다면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 등의 동호회와 연합을 하는 것이다.

 반면 인터넷 상의 커뮤니티는 천지차이다. 사진관련 사이트만 수십개, 카페는 셀 수 없이 많다. 각각의 사이트들이 전문성을 띠고있고, 카페 역시 커뮤니티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 어느 것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기술의 발전으로 문화가 바뀐 것일 뿐이니까. 통신사 내의 1:1 채팅이 네이트온,메신저로 옮겨가고 동호회가 카페,커뮤니티로 옮겨가면서 PC통신의 첫페이지는 다음,네이버 등의 포탈이 차지한 느낌이다.

 가끔 PC통신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나 지금 외로워요 놀아줘요' 라고 말하고 싶을 때 그렇다. 물론 인터넷 시대에 맞춰 블로그에 글을 쓰고, 카페에 글을 쓰고, 또 웹 2.0 시대에 맞춰 이 글들을 각 메타사이트로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에서 내 글이 관심을 받을 확률은 매우 저조하다. 인터넷 뉴스를 제목만 보며 넘어가듯이 내 글도 그런 글들 중 하나가 되기 십상이다. 이럴 때 PC통신 시절이 그립다. 그땐 글이 올라오면 리플이 아닌 답글이 있었다. 간혹 온라인중이면 1:1 대화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내가 초딩때라 초딩 친구들이 호기심 반 진심 반 연락해온 것이겠지만..

 최근 LMB정부가 통신요금을 종량제로 전환하느니 KT가 어쨌느니 하는 얘기가 많다. 루머도 있고, 지난 정부부터 나온 얘기들도 많은데- 눈꼽만큼만 합리적인 생각을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트래픽도 중요하고 요금도 중요하지만, PC통신시대가 인터넷시대로 자동으로 넘어갔던 것처럼, 앞으론 유비쿼터스 시대가 조.만.간. 도래할 텐데, 통신요금 종량제는 기술로 문화를 억지로 막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인터넷 실명제가 인터넷의 기본 특성 중 하나인 익명성과 반대로 가는 것처럼, 트래픽을 요금으로 의도적으로 막는 것 역시 '자연적인' 현상은 아닌 것 같다. 그저 엔트로피를 조금 낮춰보려는 의도로 이해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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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18 12:01 댓글주소 | 수정/삭제 | 댓글

    어 모야 꾸러기유니텔유져였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01433 뚜두두뚜~

    • BlogIcon inska 2008/07/19 04:47 댓글주소 | 수정/삭제

      atdt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화울려도 끊어지지 않게 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던것같은디~~

      참.. 인터넷과 전화를 동시에 쓴다는게 이렇게 자연스러워질줄은 몰랐네요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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