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드센스와 블로그에 관한 생각

국내에도 블로그가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언제부턴가는 거의 웬만한 사람은 블로그를 갖게 됐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운영하던 방식대로 운영하는 학생들이나 자신이 찍은 사진을 좀 더 '잘' 보여주기 위해 사진 위주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알리는 사람 등 블로그의 역할과 종류도 다양해졌다.

나는 재수생활을 하던 2005년에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으니 국내에서도 꽤 일찍 시작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웹'을 하던 사람이라, '어떤' 내용으로 블로그를 꾸밀까 고민을 하기도 했으나 당장 내가 집중하던 '수능'이라는 주제로 블로그를 꾸려나갔었다. 이른바 수능블로그 'Peppermint'였는데, 지금처럼 블로거뉴스니 메타사이트니 하는 것들이 많지 않았던 당시에도 방문자 수는 꽤 많았었다.

나는 그래도 꽤 오래된 블로거

대학에 들어오면서 운영하던 Peppermint를 여러가지 이유로 접었었는데, 어느새 '블로그 운영'은 대세가 됐고, 각종 인터뷰나 '대학생'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블로그 운영 여부'와 '블로그의 하루 방문자 수' 등이 은근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했다. 나야 원래 '웹 환경'을 잘 안다고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방 뚝딱 블로그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두 번 째 블로그를 개설했고, 그게 바로 이 블로그다.

하지만 블로그에 주제가 없었다. 내가 떠들어대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특정한 주제도, 정보도 없이 푸념이 이어지기 일쑤였고, 방문자는 대부분 올블로그 등의 메타사이트를 통해서 일시적으로 드나드는 사람들 뿐이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 누군가가 내 블로그에 들러 양질의 글을 보고 정보를 얻어가면 참 기분이 좋은데, 내 블로그는 앞에서 말한 보통 학생들의 블로그들과 다름이 없었다. 난 '웹'을 좀 한다는 사람 입장에서 좀 더 '내 블로그'를 세상에 알리고싶었고, 블로그에 어떤 글을 쓰가 고민도 많이 했었다.

구글 애드센스를 접하다

그러던 2007년, 구글 애드센스가 대박이 났다. 2001년 즈음에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광고 배너를 달면 돈을 주는 서비스가 있어서 나에게 구글애드센스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는데, '블로그'를 통해서 구글 애드센스로 수익을 내는 사람이 하나 둘 씩 나타나고 전문 커뮤니티가 늘어가면서 블로그에 애드센스를 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나 역시 그 때 재미 반 기대 반 애드센스를 설치했고, 블로그 스킨을 좀 더 '웹 표준'에 맞게 리뉴얼하면서 방문자 수(트래픽) 늘리기에 집중을 했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는 글을 쓸 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기로 작정을 했다. 그 결과1년여가 지난 글이지만 아직도 검색을 통해 특정 글들에 꾸준히 네티즌이 유입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검색엔진에서 엠씨스퀘어 효과, 티로그인 사용기, 매트릭스와 종교다원주의, 프랭클린 플래너 대학생, 아침형인간 등으로 검색하면 내 블로그의 글이 나타나는데, 이 글들이 내 블로그의 트래픽을 특정수준 유지해주는 것 같다.

여기서 고민이 생겼다. 블로그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나 할까? 내 글이 정말 한국어 맞춤법에 100% 맞는 글도 아니고, 내가 담은 정보가 100% 맞는 정보도 아닌데 이렇게 '진실'인 양 작성하여 포스팅하고 세상에 알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생각이 들었다. 또 구글 애드센스 광고창을 달았다 뗐다를 반복하면서 '내 블로그'의 순수성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다. 큰 돈이 되지 않는 '구글 애드센스' 광고 영역으로 인해 내 블로그에 방문한 사람은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있을 것이고, 이것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블로그의 정체성 고민

반대로 앞에서 말한 것처럼 구글 애드센스로나마 블로깅을 하는데 재미가 생겼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일정한 하루 트래픽 이상을 내면 조금씩이라도 수익이 생기고, 내가 글을 잘 쓰고 많이 쓰면 언젠간 '작은 수익, 작은 보상'으로라도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에 글을 좀 더 '즐겁게'쓸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내 블로그에 구글애드센스를 다시 설치했다. 좁은 블로그 콘텐츠 영역에 반이나 차지하는 구글애드센스지만 아직 이 구글애드센스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 블로그에서도 구글애드센스에 대한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Inska

저작자 표시 동일 조건 변경 허락
  1. BlogIcon ZENEZ 2009/02/09 15: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딱 이런 생각이 들었전 시기가 있었는데요. 지금은 모든 광고를 내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광고 수입을 올리느니 자신을 찾는데 열정을 쏟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이 되었네요. 우리나라 프로블로거들 거의 하루종일 매달려서 많아야 1~2백 한다고들 하네요. 물론 더 많이 버는 분 있으시겠지만요. 그런데 나이 먹으면 그 몇배 연봉 받으니 단지 광고 수입에 집착하는 것 보다 자신을 발전 시키는데 노력하는 것이 좋을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BlogIcon inska 2009/02/09 15: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지적입니다. 사실 경제 얘기 나오면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기회비용'인데 구글애드센스로 돈벌기 위해서 블로깅을 한다는게 너무나 큰 기회비용을 놓칠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 블로그의 애드센스 자체를 비난할 이유는 없지요. 그래서 제 실험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실 전 글쓰기 자체에 흥미를 가졌기 때문에 구글애드센스로 인한 '기회비용'이 제로입니다. 방문자가 느끼는 불편함은 있겠지만.. 제가 따로 들이는 노력은 없거든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