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일전

결승에서 만나자던 한국과 일본이 결국 만난다. 7/25 경기에서 나란히 패하며 3-4위 전에서 맞붙게 된 것이다. 47년만의 결승을 노리던 한국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나, 조별예선 경기들을 곱씹어보면 결승 좌절이 그렇게 슬프지만도 않다.

이라크는 아주 좋은 모의고사를 치렀다. 4강에서 만날 한국과 미리 경기해 봄으로써 한국팀을 파악했을 것이다. 아시안컵이 열리기 전, 이라크와의 경기는 한국 국민들을 즐겁게 했을지 몰라도 되려 아시안컵에선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이라크를 4강전에서 만나리라 생각이나 했을까.

한국 축구는 한국에선 그래도 강한 것 같다. 2002년 월드컵도 그렇고 왠만한 국내 평가전에선 승 아니면 무를 기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밖에선 승무패를 골고루 하는 듯 하다. 붉은 악마의 함성소리가 적어서 그런가? 유독 골이 잘 터지지 않는다. 한국의 잔디가 너무나 익숙한 탓일까?

난 프랭클린 플래너에 7월 29일 (일), 아시안컵 결승이라고 적어뒀다. 왜그랬는진 기억이 안나지만 어쨌든 한국 팀 정도면 이번 아시안컵에서만큼은 결승에 진출할 거라 생각했었나보다. 사실 많은 축구 팬들이 그러하듯 결승 진출보다는 골 결정력 부재나 2002년 월드컵같은 패스웍의 부재가 더 아쉽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FC서울과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화려한 패스웍들은 개인기보다도 더 상대방진영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전술인데, 최근의 한국 국가대표팀에선 그런 패스웍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저 조재진과 이동국을 향한 롱 패스- 그거라도 잘 받아먹어서 들어가면 다행이지만 늘 그러지 못했다는거..

짧은 패스 게임을 통해 중앙 쇄도를 하고, 그 다음 사이드로 볼을 보낸 뒤 올리든 중앙 쇄도 후 중거리 슛을 날리든 혹은 중앙 쇄도 후 골문까지 다시 쇄도하든 프리미어리그나 라리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빠른 패스게임을 국가대표팀 경기에서는 볼 수 없었다. 한국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나? 하지만 2002 월드컵땐 그렇게 잘했으면서.. 히딩크가 없어서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의 공백이 컸을까? 사실 문전 쇄도는 박지성 담당이었으니 그랬을 수도 있겠다. 이영표의 화려한 공격가담이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어정쩡하긴 하지만 가끔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여주는 설기현이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세 선수만으로 운영될 수 있단 말인가. 부상으로 선수가 빠졌으면 반드시 그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최근 경기의 대안들은 만족스럽지 않은 모습이었다. 물론 '세대교체'가 진행중이라는 점에서는 고무적일 수 있겠다.

3-4위전은 결승전보다 먼저 열리겠지. 3-4위전은 별로 관심이 없다. 하지만 한일전은 관심이 있다. 아시아 축구의 양대 산맥(정말?)이라는 점, 우리의 영원한 라이벌과의 경기라는 점, 골 결정력 문제를 해결할지도 모른다 점 등이 남은 한일전을 더욱 기다리게 하는지 모르겠다.

한일전은 7/28 (토) 저녁 9시 30분에 열린다.